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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THE CNE
[최신 판례 리뷰] 수술에 대한 설명의무 판단기준, ‘수술동의서’
수술에 대한 설명의무 판단기준, ‘수술동의서’
대한지역병원협의회 법제이사
최청희 변호사(법무법인 CNE)
1. 사건의 개요
A씨는 2012년 11월경 소음순 비대칭 교정 등을 위하여 B의사가 운영하는 산부인과에 내원하였다. A씨는 B의사의 추천에 따라 소음순성형 등의 수술을 받았다. 위 수술 이후 A씨는 극심한 통증을 느꼈고, 다른 병원에 내원하여 검사한 결과 소음순 부위에 궤양 등이 발견되었다. 이에 A씨는 B의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의료소송을 제기하였다.
2. 하급심 판단 및 쟁점
하급심은 B의사의 수술상 과실 등은 일부 인정하였으나, 수술 내용 및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은 인정하지 않았다. A씨는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였고, 대법원에서 B의사가 A씨에게 수술 내용과 부작용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의무를 이행하고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3. 대법원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피고가 원고를 상담하면서 작성한 진료기록에는 소음순성형, 질성형, 음핵성형, 레이저질성형 등 여러 수술 용어가 기재되어 있지만, 이는 일반적인 수술 방법에 관하여 설명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수술 내용과 부작용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의무를 이행하고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는 원고가 작성한 수술동의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면서, “수술동의서에는 소음순수술과 관련된 내용만 기재되어 있을 뿐 음핵성형술과 관련된 아무런 내용도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피고가 음핵성형술에 관하여도 설명의무를 이행하고 원고가 이에 동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대법원 2020. 8. 13. 선고 2017다248919 판결 참조).
4. 대법원 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하급심은 진료기록의 기재 내용 등을 바탕으로 B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대법원은 환자가 작성한 ‘수술동의서’를 기준으로, 소음순성형술에 관련된 내용이 기재되어 있더라도, 음핵성형술에 관한 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였다.
물론 대법원이 모든 경우에 있어 ‘수술동의서’의 기재 내용만을 기준으로 설명의무의 이행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일반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환자가 직접 작성한 수술동의서는 가장 중요한 기준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러한 기준은 향후 수술에 관한 설명의무의 이행 여부가 문제되는 사건에서 하급심 판단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은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수술동의서가 아닌 개별 수술에 맞는 세부적인 수술동의서의 구비가 필요하다. 나아가 이번 대법원 판결이 다시 한 번 명시한 것처럼 의사가 직접 환자에게 수술 내용과 부작용 등에 관하여 설명하여야 할 것이다. 법원에서 설명의무의 이행에 관한 판단이 엄격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대비책이 절실해진 작금의 의료 현실이다.